mardi 22 janvier 2008

담배와 만난 조선, 제주로 간 조선 - 중앙일보

[연합] 정민 `탐라견문록…`ㆍ안대회 `연경…`
언제까지나 고리타분한 고전이나 캐는 고단한 한문학 광부인 줄 알았다가 어느덧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오른 정민 한양대 국문학과 교수와 안대회 성균관대 한문학과 교수가 나란히 또 하나의 18세기 조선의 문화상품을 들고 나왔다.

도서출판 휴머니스트가 기획하는 18세기 조선문화사 시리즈 중 하나로 안 교수는 18세기 조선문단에서 독특한 글쓰기를 주도한 이옥(李鈺.1760~1815)이란 지식인이 쓴 담배 예찬론인 '연경'(煙經)을 토대로 조선후기 담배 문화사를 담은 '연경, 담배의 모든 것'을 내놓았다.

정 교수 또한 정운경(鄭運經.1699-1753)이란 뭍사람이 제주목사로 부임하는 아버지를 따라 엉겁결에 제주 구경을 갔다가 낳선 그들과 그들의 문화를 인터뷰하고 르포한 기록을 '탐라견문록, 바다밖의 넓은 세상'이란 제목으로 정리해 냈다.

두 사람이 소개하는 문헌은 일반에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을 뿐더러, 그 내용 또한 "그 때 과연 그랬을까"라는 의문을 자아내기까지 한다.

우 선 '탐라견문록…'을 보면 전체 6부로 구성돼 있다. 정운경 자신의 저술이 아니라 기존 제주 관련 기록을 추려 뽑은 '영해기문'(瀛海奇聞)을 필두로, 제1차 탐라 기행문인 '탐라기'(耽羅記), 제2차 기행문인 '순해록'(循海錄), 제주 풍물에 관한 견문인 '해산잡지'(海山雜誌), 제주도 표류민 인터뷰 기록인 '탐라견문록'(耽羅見聞錄), 그리고 제주 귤감에 대한 종합 품평보고서라 할 만한 '귤보'(橘譜)가 그것이다. (...)

전 4권인 연경을 왜 쓰게 됐는지가 궁금하다.

이에 대해 저자 이옥 자신은 담배가 조선에 전래된 지 200년이 넘어 일상용품이 되었으며, 각종 흡연도구도 지천으로 깔려있고 그 품종 또한 실로 다양함에도 그에 관한 전문서적이 없음을 한탄해 이 책을 짓게 되었다고 답변한다.

격 무에 시달린 조선왕. 그 중에서도 더욱 바쁜 나날을 보낸 정조는 담배 예찬론자였다. 담배가 좋은 이유로 요즘 일상용어를 빌려 옮긴다면 스트레스 해소를 들었는데, 같은 예찬론을 이옥 또한 전개하고 있다. 324쪽. 1만4천원.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