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rcredi 30 janvier 2008

한줌도 안 되는 기러기아빠를 위해? - 성남 투데이

벼리의 돋보기〕인수위의 천박한 영어공교육 강화정책

벼리

청소년 시절 자발적으로 ‘학교교육’을 거부하고 학교를 때려치운 경험을 가지고 있다. 후회없는 선택이었다. 후회없이 살아 왔으니까. 지금도 한국사회의 초중등교육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핵심은 ‘공부’가 없다는 데 있다. 한국의 학교교육은 크게 세 가지 병을 앓고 있다.

첫 째, 앎(지식)에 관한 것이다. 앎을 새롭게 탄생하는 세계의 표상이 아니라 ‘미리 구성된 세계의 표상’으로 본다는 점이다. 그러니 그 앎의 참과 거짓 또는 O와 X라는 내용중심, 교과서 중심의 교육이 되는 것이다. 학교에서 다뤄지지 않은 무수한 삶의 사실들, 진실들에 침묵하는 인간이 길러지기 딱이다.

둘째, ‘미리 목표를 정해놓고 정해진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교육’이라는 점이다. 바탕에 깔린 교육철학은 쓸모를 척도로 삼는 기능주의다. 소유하고 축적하는 교육 따라서 아무리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앎이나 깨달음도 쓰레기 취급을 받는다. 남이 가지 않은 길 따라서 스스로 개척하는 길은 배움의 과정에서 고민하는 후대에게 고려되지 않는다.

셋째, 생활세계를 좁은 교실의 연장으로 본다는 점이다. 생활세계의 한 복판에 학교교육이 놓여 있음을 보지 못한다. 교육의 중심축은 여전히 교실이다. 생활세계 자체에서 비롯되는 가르쳐야 할 것, 배워야 할 것은 고민되지도 실천되지도 않는다. ‘열린교육’의 이름으로 행해지는 교육도 예외는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