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udi 20 novembre 2008

프랑스 교과서 ‘독도’ 첫 표기- 중앙일보 / 2008-11-12

프랑스의 상당수 중학교에서 사용하는 교과서에 실리는 지도에 독도가 공식 명칭으로 처음 사용된다. 현재 프랑스 교과서에는 일본식 표기인 다케시마(竹島)가 공식 단일 명칭으로 쓰이거나 독도가 부속으로 병기돼 있다. 또 프랑스 공립 고등학교 정규 수업 과정에 ‘한국어·한국문화’ 강의가 처음 개설된다.

◆독도, 공식명칭으로=프랑스 초·중·고 교과서 제작사인 아티에 출판사는 11일 “다음 개정판부터 중학교 교과서에 실리는 지도에 독도를 공식 명칭으로 싣기로 했다”고 밝혔다. 아티에는 프랑스 교과서 제작사 10여 개 가운데 2∼3위에 해당하는 대형 출판사다. 중학교 역사 교과서의 경우 전국에서 80만 명이 이 책으로 공부한다.

현재 이 출판사는 중학교 3학년 ‘역사·지리’ 교과서 일본 역사편에 한국·일본 지도를 싣고 있다. 독도에 대해선 다케시마를 공식 명칭으로 사용하면서 그 밑 괄호 속에 독도를 병기하고 있다.

그러나 아티에 출판사는 “한국 정부가 독도 문제를 지적하는 편지와 함께 자료를 출판사에 보내와 조사한 결과 독도가 한국 영토로 확인돼 고치기로 했다”고 밝혔다. 특히 일본 역사를 소개하는 지도에 실려 있는 독도의 이름에 대해 한국 측 주장을 수용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번 결정은 프랑스 내 다른 교과서는 물론 유럽의 교과서 제작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아티에의 중등 교과서 편집장 마리 파스칼 비드만은 “역사 교과서 제작팀의 의견은 독도를 공식 명칭으로 단독 사용하는 것이지만, 일본 역사를 소개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일본식 표기를 독도 밑에 병기할 수도 있다”면서도 “독도가 한국 영토라는 인식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한국어 수업 점차 확대”=프랑스 북부 루앙 교육청은 “다음달부터 교육청 산하 4개 고등학교에서 한국문화·한국어 정규 수업을 매주 3시간씩 실시하고 점차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루앙 교육청은 파리·베르사유·크레테이 등에 이어 프랑스에서 네 번째로 큰 교육청이며 수도권을 제외하면 가장 큰 곳이다.

이 교육청은 주당 30시간으로 짜인 정규 수업 시간 가운데 1시간을 ‘한국문화·한국어’ 수업으로 하고, 나머지 두 시간은 학생들이 자율 선택하는 방과 후 문화 수업으로 구성키로 했다. 루앙의 명문고인 카미유 생상스가 정규 수업 개설 신청서를 제출하는 등 여러 학교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 고교의 도미니크 드제스(58) 교장은 10일 “정규 수업 1시간 이외에도 한국인 강사와 협의해 프랑스 문학·역사 수업 시간에 한국문학·역사와 비교하는 내용을 포함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학생들의 한국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한국 고교와 자매 결연을 해 학생들의 e-메일 교류도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루앙 교육청은 조만간 주 프랑스 한국 대사관 측과 ‘한국문화·한국어 수업에 관한 협정서’를 교환한다. 루앙 교육청이 공개한 협정서에 따르면 루앙 시내 4개 고등학교에 수업을 개설하고 강사는 한국 정부 측이 제공한다.

파리·루앙=전진배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