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ndi 10 novembre 2008

[이슬람이 오고 있다―전문가 좌담] (上) “한국,포교 거점기지로” - 쿠키뉴스 / 2008-10-14

어떻게 맞이해야 하나

한국 사회가 다문화 사회로 접어드는 과정에서 이슬람교가 전국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대학으로, 노동현장으로 밀려오는 이슬람의 러시는 매우 강렬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슬람교에 대한 객관적이며 균형잡힌 이해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본보는 국민일보 창간 20주년, 사랑의교회 창립 30주년을 기념해 국민일보와 사랑의교회 공동으로 대기획 ‘이슬람이 오고 있다’를 시작하며 기독교계의 이슬람 전문가들을 초청, 이슬람교는 어떤 종교이며 어떤 특징을 갖고 있는지, 기독교는 이슬람의 확산에 대해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를 점검했다.

<참석자>

김마가 (GO선교회 해외본부장)

김성태 (총신대 선교학과 교수)

유승관 (사랑의교회 세계선교부 목사)

이현수 (프론티어스선교회 한국 대표)

장훈태 (백석대 선교학과 교수)

사회:임순만 국민일보 종교부국장

-(사회) 지난해 8월 한국 사회는 외국인 100만명 시대를 기록했다. 한국이 다문화 사회로 접어든 것이다. 다문화 사회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현상은 이슬람의 한국 러시라고 해야 할 것이다. 한국이 이슬람 포교의 전진기지가 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슬람교가 한국에 어떻게 오고 있는지 알고 싶다.

△장훈태 교수=이슬람교는 1950년대 한국 전쟁기에 정치적 요인으로 유입됐다. 포교를 통한 확장 원리가 아니라 정치를 통해 문화·경제적 확장을 얻게 된 것으로 이슬람 공동체의 힘이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둘째는 중동 건설붐 등으로 시작된 경제적 접근이다. 1960∼66년까지 한국 근로자들이 중동 현지에서 일하며 이슬람을 접했고 73년에는 사우디아라비아로부터 도로공사 수주, 원유 공급 등을 받는 등 경제적 요인을 바탕으로 이슬람이 유입됐다. 90년대부터는 이주 노동자들이 들어오기 시작했고 98년부터 파키스탄인들이 들어오면서 자연스레 이슬람교도 함께 소개됐다. IMF 이후에는 3D 현상으로 인한 노동력 부족으로 방글라데시, 인도네시아, 네팔 등 서남아시아인들이 빠르게 유입됐다. 이들이 우리나라에 들어오게 된 이유는 취업이다. 이주 여성들의 결혼과 유학생들의 증가도 확산 요인이 됐다.

셋째 요인은 모스크를 통한 이슬람의 전달이다. '엎드린다'는 뜻의 모스크는 종교의식의 장소가 될 뿐 아니라 정신적 구심점의 역할을 하기도 하고, 이슬람의 정치적 세계전략을 구사하는 거점의 역할을 수행하기도 한다. 최근엔 모스크가 도시별로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며 센터와 기도처 등도 생겨나고 있는데 외국인 근로자들이 거주하는 곳에는 기도처들이 형성되고 있다. 유럽 주요도시의 상황으로 볼 때 모스크의 증가는 사회적으로 매우 많은 문제가 나타나기도 한다.



- 다문화 사회에서 새로 확산되고 있는 종교를 어떻게 볼 것인가 하는 문제는 매우 복합적이다. 최근 그리스도인들이 이슬람의 확산을 우려하는 이유는 이슬람이 평화의 종교이면서도 근본주의 테러리즘과 무관하지 않다는 점에 있다. 이슬람을 어떻게 파악해야 하는가.

△김성태 교수=한국이슬람교중앙회 홈페이지에 보면 이슬람은 평화의 종교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이슬람은 과격하게 비쳐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실제로 전세계 테러조직 40여개 중 27개가 이슬람에 속해 있다. 한국의 이슬람 전문가 중 한 분은 이슬람을 '파시스트적 이데올로기'라고 정의한 적도 있다. 때문에 이슬람의 정체성을 간단히 정의하기란 쉽지 않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가. 바로 이슬람이 가진 특징 때문이다. 코란(이슬람 경전) 자체가 두 가지 내용으로 나눠져 있다. 무하마드가 메카 시절 받은 알라의 계시에 관계된 내용이 코란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이후 메디나로 옮겨 유대인의 한 부족과 전쟁을 벌이며 기독교인들과 만난다. 이들은 영지주의에 영향을 받은 사람이거나 시리아의 수도사들로 무하마드의 도움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소위 '경의 사람들'(계시를 받은 사람들)에 대해서는 메카의 코란은 온건하고 관용적 표현을 하고 있으나, 메디나 이후의 코란은 유대인이나 기독교인들을 부정적이고 혹독한 표현을 쓴다. 이것이 혼란을 일으키고 있는 이유다.

코란을 해석하는 학파는 아샤리파, 무타잘리파로 대변된다. 아샤리파는 알라의 절대주권을 강조하고 모든 것이 알라의 전적인 의지에 달려 있다고 하는 등 순종을 강조하며 보수적 성향을 보인다. 오늘날 이슬람 대다수 지도자들이 여기에 속한다. 반면 무타잘리파는 인간 이성을 강조하고 코란을 현대인에게 적용할 때도 문자적 적용이 아니라 합리적으로 해석해 현대 상황에 맞게 적용한다. 온건한 입장이다.

현재 사우디의 와하비즘의 영향을 받고 있는 수니파, 이란의 시아파가 대개 아샤리파의 전통을 따른다. 그들은 코란의 메디나 법을 우선시한다. 그래서 유대, 기독교에 대해 호전적이며 부정적이다. 게다가 과격한 테러리즘을 표방하는 무장 단체들에게 정신적 토양을 제공한다. 대다수 이슬람 지도자들이 아샤리파에 속한다는 사실을 바로 봐야 한다.

-그렇다면 이슬람 세계에 두 얼굴이 공존하고 있는데, 아샤리파가 득세함으로써 전 세계적으로 공격적 성향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는 얼굴은 어떤 것인가.

△이현수 대표=1400년 간 발전되어온 이슬람 세계를 외부자적 관점으로 이해할 것이냐, 내부자적 관점으로 이해할 것이냐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한국교회가 이슬람에 대해 취약한 부분은 내부자적 관점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점이다. 이슬람은 평화를 추구하려는 사람들에게는 평화의 종교이며, 폭력과 자신의 정치적 이념을 이루기 위해서 접근하는 사람들에겐 폭력의 종교가 된다. 동시에 여전히 수많은 무슬림들이 지난 1400년간 평화를 원했고 코란을 어떻게 해석할 것이냐에 대한 고민을 해왔다는 점도 알아야 한다.

이슬람 내부의 가장 큰 고민은 코란을 어떻게 자기 시대에 적용할 것인가이다. 7세기 문화를 반영하는 코란을 21세기를 사는 무슬림들이 어떻게 해석하고 적용해야 하는지는 매우 큰 고민거리다. 이슬람은 평화와 폭력의 종교라기 보다 차라리 고통의 종교라 말할 수 있다. 아프가니스탄 전쟁이나 이라크 전쟁 등 현대 이슬람 세계에서 일어났던 고난과 아픔들을 생각하면 이슬람은 분명 고통 속에 있었다고 봐야 한다.

△김마가 본부장=이슬람 내부는 코란 해석 방식도 다양하고 실행 방식도 다르다. 전 세계 무슬림 20%만이 코란을 이해한다. 따라서 그것을 적용하는 것 역시 다양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그들 내부에서도 이슬람을 정의하고 이해해야 하는 것에 대해 혼란과 고민이 있다. 한국이 이슬람권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극히 최근의 일이다. 2차 대전 이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가 나온 이후 유럽과 서구에서는 지속적으로 문제가 됐음에도, 한국 사회는 큰 관심이 없었고 근로자들이 중동에 진출했을 당시에도 직접적인 영향이 없어서 이슬람은 우리와는 관계 없는 것으로 치부했었다.

그 이후 김선일, 아프간 피랍사태 등의 영향을 받으면서 이슬람은 한국교회에 폭력적인 모습으로 부각되고 있다. 중요한 것은 다양한 이슬람이 있다는 것을 이해하는 일이다. 만약 한쪽 면만 부각되면 이로 인해 이슬람은 한국 사회에서 더욱 강력한 영향력을 갖게 될 것이다. 단일문화인 한국은 이슬람의 지위와 위치를 쉽게 가져갈 수 있는 토양이 된다.

△유승관 목사=한국에 대한 이슬람화 정책은 20년 전부터 존재했었고, 원래는 일본을 타깃으로 하려다 일본인들이 한국인보다 가족 중심, 단일문화, 종교성 등에서 약해 한국으로 목표를 수정했다고 한다. 그동안 이슬람은 사회 각층을 향한 복합적 전략을 가지고 있었으나 그것을 한국 사회나 교회가 주시하지 않았던 게 문제가 아닌가 싶다. 어쨌든 지금은 위기이자 기회라 생각한다. 이슬람은 응집력이 있는 반면 교회는 결집이 안 되는 게 안타깝다. 이슬람의 다양성을 이해하고 이에 대한 복합적 전략을 논의해야 한다.

- 무슬림들은 두 차례의 세계대전 이후 이슬람 세계가 재편되는 과정에서 서구열강의 이익에 의해 이슬람세계가 희생됐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그것이 테러리즘의 배경이라는 것이다. 이런 논리가 제3세계 젊은이들에게 상당히 어필하고 있는 중이기도 하다. 이슬람의 확산이 세계적으로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알고 싶다.



△김성태=이슬람은 다와, 즉 선교적 정신을 중시한다. 유럽에서의 이슬람의 전략적 진출에 대해 말레이시아의 국제이슬람대학과 이슬람연구소 등에서 심도 있는 연구를 진행한 바 있다. 그들은 유럽의 진출을 성공적으로 평가했다. 이런 세계화 전략이 유럽뿐 아니라 기독교권인 남태평양에도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슬람 전문가인 브루스 니콜스 박사에 따르면 뉴질랜드 오클랜드에 선교훈련학교를 세워 원주민을 지도자로 훈련시키는 등 이슬람 공동체인 움마가 뿌리내리고 있다고 한다. 이슬람이 전략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북인도, 유럽, 남태평양을 비롯, 동아시아 지역, 특히 한국을 향한 거대한 전략이 존재한다.

유럽은 노동력 부족 등 경제적 필요에 의해 노동 이민자를 받아들였다. 서유럽에는 현재 1800만명의 무슬림(6%)이 있는데 터키가 유럽연합에 정식 가입하면 유럽 이슬람 인구는 1억을 넘게 된다. 유럽 지도자들은 처음엔 무슬림 노동자들을 받아들이면서 순화, 동화될 거라는 낙관적 생각을 했으나 현실은 빗나갔다. 무슬림들은 강력한 공동체로 발전한 것이다. 유럽 각국이 법률 규제나 정착 금지 등 법안을 마련해 대처하고 있지만 무슬림들은 자기들끼리 더 뭉치고 있는 상황이어서 도처에서 긴장 국면이 조성되고 있다.

말레이시아의 이슬람 학자들이 말하는 이슬람의 전략으로는 첫째 출판, 도서, 강연회, 잡지 언론매체를 장악해 이슬람에 대한 우호적 분위기를 확산시키는 것이다. 둘째는 서구 사회에서 무슬림의 합법적 거주권을 구축하는 것이다. 유학, 현지 결혼, 출산 장려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셋째는 강력한 이슬람 공동체를 세우는 것이다. 공동체 안에는 모스크, 기업, 복지비영리기구, 이슬람 은행, 코란 학교 등을 세운다. 넷째는 이슬람 공동체를 통해 상황화된 설교를 전파하는 것이다. 알라의 이름을 하나님으로 동일시화한다는 것 등이다. 이 단계에서 기독교를 비판하며 차별성을 강조한다. 다섯째는 이슬람의 정치적 합법화를 위해 이슬람 정당을 세운다. 영국, 프랑스, 독일 등을 비롯해 미국에도 이슬람 조직회가 있다. 여섯째는 서구의 이슬람 사회에서 샤리아법이 우선적으로 관철되도록 지향한다. 일곱번째로 서구 사회를 궁극적으로 이슬람화한다는 데 전략이 있다. 이 단계에서는 이슬람에 대한 어떤 비판도 용납하지 않는다.

한국에 유입된 이슬람은 한국 사회를 이슬람화하겠다는 전략의 연장선에서 미디어와 도서 등을 통해 우호적 메시지를 확산시키고 있으며 합법적 체류를 위해 현지 결혼을 장려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민, 유학, 기업투자 등도 확대되고 있다. 모스크의 역할을 하는 곳이 30여개 있으며 기도처만 3000여개다. 2020년까지 20여개의 모스크를 더 건립하고 이슬람문화센터(인천), 이슬람대학(용인) 등을 건립할 예정이다. 서울대에는 1000명의 유학생을 보내겠다는 얘기도 들린다. 한국 이슬람은 샤리아를 통한 이슬람 사회 구축을 공헌하고 있다. 한국을 이슬람화하겠다는 목표가 있음을 알 수 있다.

-기독교계에서 이슬람의 유입을 긍정적인 측면과 문제적인 측면 등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봐야 하지 않겠는가.

△이현수=그렇다. 유럽의 이슬람화에 대한 우려가 있으나 이들이 어떻게 이슬람적 발판을 가졌는가를 이해해야 한다. 19세기 말 이슬람 근본주의 운동은 이슬람 국가에서 핍박을 받았다. 이상주의를 펼치려던 이슬람 근본주의 운동 자체가 이슬람 사회에서 교두보를 확보하지 못하자 프랑스 등 유럽으로 진출하면서 이슬람 공동체를 확보했다. 그러나 유럽의 무슬림도 어떻게 하면 유럽화될 수 있고 어떻게 하면 그들의 게토를 벗어날 수 있는지 무수한 노력을 해왔다.

우리의 관점은 이슬람을 정치 이데올로기화된 측면에만 초점을 맞추면서 한국내 이슬람 세력에 대해 너무 우려하는 경향이 있다. 이슬람의 다양한 입장이 있음에도 근본주의 이슬람으로만 보는 것이다. 지나친 우려는 무슬림들을 향한 복음의 문을 닫을 수도 있다. 이슬람화를 노리는 무슬림들이 원하는 것은 대치국면이다. 한국에서 그런 세력들이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하자면 대립각을 세워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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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신상목 기자 hrefmailto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