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ndi 25 mai 2009

미네르바 오마이뉴스도 외면했다 / 독립신문 / 2009-05-18

네티즌 "착각도 유분수... 문제는 거짓말" 비판글 이어져

‘미네르바’ 박대성(31)씨가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을 ‘좌우대립의 희생양’, ‘학벌사회의 희생양’임을 주장해 네티즌으로부터 빈축을 사고 있다.

미국의 뉴욕타임스는 16일(현지시간) ´온라인 금융 예언자, 현실 사회에서 비방받다´라는 제목으로, 박씨의 신원이 밝혀진 이후 비판받고 있는 그의 심경 고백을 전하며 ´미네르바 사태´가 한국 사회에서 어떤 의미가 있는지 조명하는 기사를 실었다.

NYT에 따르면 박씨는 “(한국 사회에) 환멸을 느끼고 화가 난다”며 "한국 사회의 광기(madness)를 봤으며, 더 이상 한국에 살고 싶지 않고, 이민을 원한다"고 밝혔다.

박씨는 인터뷰에서 “10년 전 한국 사회가 겪은 외환위기의 고통을 되풀이하지 않았으면 하는 ‘선의’에서 인터넷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며 “모호한 언어로 경제 전망을 하는 분석가와 달리 나는 정부와 우리 사회의 병폐를 신랄하게 비판했지만 정부는 나를 테러리스트처럼 취급했다”고 말했다.

또한 자신에게 제기된 허위학력 논란과 관련해서도 “만약 내가 명문대를 졸업했다면 사람들은 나의 정체성을 의심하지 않았을 것이고, 사법 당국에 체포되지 않았을 것"이라며 "현실 세계로 나온 이후에는 벽에 부딪혔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처음에는 보수주의자들이 나를 공격했고, 나를 지지하던 진보주의자들은 내가 그들을 대변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자 나를 버렸다”며 “내게 남은 건 비난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박씨는 “내가 한 일을 후회하고 있으며 다시는 온라인에 글을 올리지 않겠다”고도 했다.

NYT는 이 같은 박씨의 인터뷰 내용을 전하면서 ´미네르바 사태´가 한국 사회의 온ㆍ오프라인 공간에 존재하는 간극을 드러냈다고 평했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미네르바가 욕먹는 건 학벌이 아닌 거짓말 때문” 등의 비판글을 올리며 박씨를 성토하고 있다.

포털 네이버의 아이디 ‘drreality’를 쓰는 네티즌은 “대성씨는 뭔가 착각을 하고 있는 듯 하다”며 “사람들이 공고르바라고 욕하고 당신 정체성 의심하는 건 박대성씨가 공고, 전문대 나와서 그런게 아니라 처음부터 구라를 쳤기(거짓말을 했기) 때문에 짜증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차라리 본인 이력을 솔직하게 얘기하고, ‘수백권 경제서 혼자 독학했기 때문에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라고 했다면 이렇게 비웃음 사지 않았을 거다. 백수가 죽을죄도 아니고”라면서 “그리고 한국사회의 광기라고 표현했는데, 자기 일에 치여서 바쁘게 사는 사람들은 박씨에게 관심 자체가 없다. 미네르바를 정쟁의 도구로 삼는 정치인들과 인터넷 논객한테 찌질대는 정부, 하루 종일 인터넷만 하는 폐인들, 일부 단체들의 광기일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디 ‘vober’는 “불쌍한 미네르바, 미네르바는 다음+오마이뉴스한테 철저하게 이용만 당하다 팽당한 케이스라고 봐야 한다”면서 “다음은 미네르바가 잡혔을 때 이미 그 정체를 알고 있다고 했다. 즉 이미 미네르바가 비밀자금으로 한국을 날려버릴 수 있는 고구마 굽는 노인네가 아니란 걸 뻔히 알면서도 그 글을 메인에 올려가면서 낚시질을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마이뉴스도 감옥에 갇힌 미네르바가 풀려나면 경제전문 기자로 채용하겠다고 했다가 무죄로 풀려난 뒤 인터뷰 해보고 바로 외면했다”고 꼬집었다.

조선일보의 아이디 ‘nabasa1’는 “박대성씨에 전혀 관심이 없지만 당신이 월가에서 종사한 적이 있는 나이 지긋한 금융인이라고 했던 부분은 분명히 기억하고 있다”며 “당신은 이미 그런 사회를 인정하고 거짓말을 한 것”이라고 명문대 출신이었다면 자신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이 달랐을 것이라고 주장한 박씨를 비판했다.

중앙일보의 ‘graycat’도 “표현의 자유라는 명목 하에서 자기의 주관을 이야기하는 것은 나쁘지 않지만 거짓 사실을 유포하는 것은 나쁘며, 이것은 ´표현의 자유´로 감싸줄 것이 아니다”며 “미네르바는 명백히 허위 사실을 유포했고, 선동했다(또한 선동에 이용당했다.) 이자 가 아고라 등에 기고한 글은 반정부적인 것이 많아 이용해 먹기 좋은 자료였기에 한껏 띄워준 것이고 나중에 드러난 정체가 실망스럽고 분위기 바뀌니 버린 것”이라며 비판했다.

[박주연 기자] phjmy975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