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ndi 5 janvier 2009

[코리아인앤아웃] 어떻게 조사했나…국적포기자 9만명 8개월간 분석 - 쿠키뉴스 /2008-12-12

[쿠키 사회] 정부수립 60주년을 맞은 올해 재외국민 참정권 실현 방안이 가시화되는 등 재외동포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지고 있다.

본보는 재외동포의 현주소를 파악하기 위해 지난 3월부터 8개월에 걸쳐 법무부가 관보에 게재하는 국적포기자 명단을 수집, 9만873명에 대한 기본 정보를 자료화해 이를 분석했다. 고려대 사회학과 이명진 교수와 함께 전문 통계 분석 프로그램인 SPSS와 지리정보 시스템(GIS)을 활용, 이들의 본적·생년월일·국적포기일자·국적을 취득한 국가·국적 포기 사유를 입체적으로 살펴봤다.

이들 명단에 재외동포와 신규이민자가 혼재돼 있는 사실에 유념해 대한사회복지회·재외동포재단·보건복지가족부·법무부·외교통상부에 문의해 이들의 특성을 세분화했다. 분석 결과 일본 국적 취득자의 국적 포기 사례가 가장 많다는 점과 국적 포기 사유가 시대상의 변천에 따라 다변화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또 영·유아의 해외입양이 여전하다는 사실과 이른바 ‘허리 세대’인 20∼40대가 한국을 등지고 있다는 사실, 50대 이상의 은퇴 및 투자이민이 증가하는 실태를 파악할 수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미국·일본·호주·필리핀의 한인타운을 직접 찾아 이들의 실상을 추적했다.

재외동포들의 실상은 한국에서의 예상과는 달랐다. 미국의 심장부인 뉴욕에 부촌(富村)을 건설하며 살아가기도 했고 한국의 숨막히는 사회환경과 기업문화를 등지고 조국을 ‘탈출’한 젊은이들도 많았다. 한국의 해외 이민 양태는 이제 한 단어로 정리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화됐다.

특히 일본에서 확인한 변화상들은 놀라웠다. 미국, 캐나다 등 이민 인기국가를 제치고 국적포기자가 가장 많았던 일본의 경우 ‘민족적 자존심’ 대신 실리를 택하는 젊은이들이 크게 늘고 있었다. 교포 2·3세들은 ‘자이니찌(在日)’라는 이름으로 차별받는 대신 일본 국적을 갖고 살아가는 방안을 택했다. 폐쇄적인 일본 사회에서 외국인으로 살아가는 데 어려움을 실감할 수 있었다.

이 교수는 “재외동포와 이민자 등 국적포기자에 대해 9만명 이상의 데이터베이스를 확보해 분석한 것은 전례를 찾기 힘든 일”이라며 “재외동포를 껴안기 위한 정책을 마련하고 귀화 외국인의 정착 지원 시스템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