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ndi 27 avril 2009

한중연 장서각에 역관 자료 포함 총 20점 / 매일경제 / 2009-04-20

도이힐러 교수, 추사 과거 합격증 기증
한중연 장서각에 역관 자료 포함 총 20점

유럽 한국학의 선구자인 마르티나 도이힐러 영국 런던대학 동양.아프리카대(SOAS) 명예교수가 추사 김정희의 과거 합격증을 비롯한 조선시대 중요 고문서 20점을 한국학중앙연구원(원장 김정배.한중연) 장서각에 기증했다고 한중연이 20일 밝혔다. 이번 기증 자료는 도히힐러 교수가 1960년대 초반부터 한국에서 직접 수집한 고문서로 자료적 가치가 특히 높다고 한중연은 덧붙였다.
도이힐러 교수는 "지난 30여년간 한국학 기초사료 집성을 위해 전국에 흩어진 고문서를 체계적으로 조사ㆍ정리ㆍ연구해 온 장서각의 열정과 역량을 신뢰한 까닭에 이들 자료를 영구 기증하게 됐다"고 말했다고 한중연은 전했다.

김정희의 과거 합격증은 그가 1819년(순조 19) 정기 과거시험인 식년시 문과에서 병과(丙科) 9인으로 합격했을 때 받은 증서인 홍패(紅牌)다.

이 시험에서 당시 34세인 추사는 최종 합격자 39명 중 18등을 차지했으며, 장원 급제는 그의 절친한 친구인 조인영(趙寅永.1782-1850)에게 돌아갔다.

도이힐러 교수의 기증자료 중에는 오늘날의 통역사에 해당하는 역관 가문의 제문 꾸러미도 포함됐다. 중인계급인 역관은 과거시험 중에서도 잡과를 통해 선발되고, 합격자는 사역원에 소속되어 외교 최일선에서 활동했다.

도이힐러 교수는 역관 형제인 이경수ㆍ광수 형제가 외할아버지인 천령현 영전에 올린 제문을 장서각에 내놓았다.

이 제문에서 형제는 "외할아버지의 은혜로 일찍 과거에 합격했습니다. 외할아버지께서 저희에게 베푸신 은혜와 애정은 매우 지극하고 돈독한 것이었습니다. 혈연으로는 할아버지와 손자 사이요, 의리로는 스승과 제자의 법도가 있었습니다. 아! 이미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시고 이제 어디에서도 뵐 수 없게 되었습니다"라고 비통함을 나타냈다.

이경수는 1812년(순조 12), 16세에 증광시 역과에 1등으로 합격해 이듬해부터 사역원에 소속되어 봉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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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태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