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rcredi 4 février 2009

'얼굴에 소화기 뿌리는 국회', LA타임즈 보도에 또 등장 - 조선일보 / 2009-01-28

'얼굴에 소화기 뿌리는 국회', LA타임즈 보도에 또 등장
조선닷컴

지난해 12월 한미 FTA 비준을 둘러싸고 국회에서 벌어졌던 충돌사태가 다시 한번 해외 언론의 기삿거리로 등장했다.

미국의 일간지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28일 1면 고정 기획기사란인 ‘칼럼 원(one)’을 통해서 지난해 12월 국회에서 일어난 충돌을 자세히 소개하며 “이 사건이 한국정치에서 왜 폭력이 수반되는지에 대한 성찰의 계기가 됐다”고 보도했다. 국회 충돌사태는 이미 지난해 12월 19일자 이 신문에 ‘한국 국회의 난투극’이란 제목으로 실린 적이 있다.

‘ 한국 의원들: 쇠망치를 들고 복도 건너기’라는 헤드라인을 달고 보도된 이 기사에는 얼굴에 대고 소화기를 분사하고 있는 사진이 실렸다. 충돌 상황은 “성을 빼앗기 위해 몰려드는 공격군과 이를 막기 위해 뜨거운 기름을 퍼붓던 수비군의 21세기형 작은 접전이 끝난 뒤, 마침내 야당은 (여당이 친 장막을) 돌파하는 데 성공했다”는 등 전쟁을 묘사하듯 그려졌다.

이 신문에 따르면 정치학자들은 이러한 한국 국회의 폭력사태에 대해서 ‘약관을 갓 지난 한국민주주의의 성장통’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서던캘리포니아대(USC)에서 한국역사를 가르치는 황경문 교수는 타임스와 인터뷰에서 “한국의 민주주의 역사는 20년에 불과하다”면서 “지난 수십 년간 한국인들은 군사독재에 신음했고 그때는 지식인과 학생들의 거대한 정치투쟁이 있었고 지금의 사태는 권위에 저항했던 그 시대의 유산”이라고 말했다.

토론문화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문정인 연세대 교수는 “한쪽에서 ‘내 방식이 옳다’고 하면 다른 쪽에서는 ‘아니다’고 반박하는 등 조정의 문화가 부재하다”고 주장했다.

이 신문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여당이 국회에서 폭력행위를 처벌하기 위한 입법을 추진하고 있지만 야당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이 자체가 또 다른 난투극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