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rcredi 6 février 2008

“서울대를 10년 안에 아시아 허브(Hub) 대학으로 만들겠습니다” 조선일보 - 2008년 1월 31일

이장무 "서울대를 10년내 아시아 허브로" “낮에는 실리콘밸리 인턴ㆍ밤엔 스탠포드서 수업” 연합뉴스

지난달 27∼31일 태국 출라롱콘 대학과 싱가포르 국립대를 방문해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하고 귀국한 이장무 총장은 1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아시아 최고 수준의 대학을 서울대의 차기 목표로 제시했다.
이 총장은 “한정된 자원으로 너무 일을 많이 벌이면 힘이 분산된다”며 “과거에는 유럽이나 미국을 중심으로 국제화를 추진해 왔으나 일단 아시아 권역을 중심으로 단계적 목표를 설정하고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서울대가 주로 단과대나 학과, 교수 개인 차원에서 해외 대학과 교류를 벌여왔으나 이제 본부가 국제 경쟁력 강화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 총장은 이번 방문에 대해 “북경대와 칭화대, 동경대 등 동북아 주요 대학과 10년 이상 협력체계를 구축해 온 것에 비해 동남아 지역과는 교류가 부족했는데 이제 이 지역 대학과도 교류 기반이 튼실해질 것”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서울대가 세계적으로 특화해야 할 분야로 한국학을 꼽았다.
이 총장에 따르면 태국 출라롱콘 대학과 한국학 석사 학위를 공동 운영하기로 한 것은 서울대가 쌓아온 한국학 성과를 해외에 보급하는 일인 동시에 후발 주자인 출라롱콘대를 지원하는 것이다.
태국이 아세안(ASEAN)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해 서울대는 출라롱콘대를 교두보를 삼아 지역 대학과의 교류를 확대할 계획이다.
그는 또 아시아 정상급 대학인 싱가포르대를 적극 벤치마킹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양측은 서로의 전략이나 비전, 목표가 비슷하다는 점에 동의했으며 양국 경제나 정부 정책 등에 대해 정기 포럼을 열고 두 지역 대표 대학으로서 역할과 위상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서울대는 싱가포르대가 미국에 사무실을 두고 학생을 보내 낮에는 실리콘 밸리에서 인턴으로 일하고 밤에는 스탠퍼드대 등 명문대에서 강의를 듣게 했듯이 미국 LA에 분소(Branch Office)를 설치해 교류를 강화할 계획이다.
이 총장은 서울대의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려면 내부 노력도 중요하지만 정부를 비롯한 대학 외부의 지원도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싱가포르대가 법인화 된 뒤 예산의 70% 가량을 정부에서 지원받는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대학을 발전시키려면 국가가 전폭 지원하되 자율성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싱가포르대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세계적 수준으로 성장한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이제 한국도 대학이 국가 경쟁력을 결정하고 대학 위상이 국가 위상을 결정한다는 관점에서 교육 정책을 세워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