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ndi 18 février 2008

<기고> 북한 경제 연구방법을 새롭게 정립하자 2 - 곽동기 - 통일뉴스

2008년 02월 18일 (월) 12:01:18 곽동기 tongil@tongilnews.com
곽동기(한국민권연구소 상임연구원)


앞서 북한경제에 대한 한국사회의 일반적 인식에 대해 필자가 도발적인 문제제기를 하였다. 앞으로 ‘90년대 북한’ 이야기가 아니라 ‘21세기 북한’의 경제 실상을 연구, 발표하는데 집중할 것을 약속하면서 지금까지 필자가 나름대로 보는 북한경제의 특징과 북한경제의 현실을 제시하고자 한다.

북한은 특수한 사회 - 국가소유 중심의 사회주의

북한사회의 독특함을 나타내는 지표는 사회주의 제도이다. 북한은 모든 국가적 재부가 ‘전인민적’으로 소유되는 전형적인 사회주의 사회이다. 미국과 보수세력들은 북한체제를 사회주의도 아니며 맑스-레닌주의에 유교적 봉건사상을 접목시킨 체제에 불과하다고 폄하하지만 이는 맑스-레닌주의를 기계적으로 대입하는 심각한 편향이다. 자본주의에 대한 개혁과 개방을 전면화하여 사회주의를 무너뜨린 고르바쵸프에 대해서는 정작 어떠한 비판도 못하는 자칭 ‘사회주의자’들이 북한식 사회주의에 대해서는 ‘저건 사회주의도 아니다’라고 주장하는 것은 매우 부자연스럽다.

사회주의 체제로서의 북한경제의 주요한 특징은 국가적 차원의 철저한 계획경제에 기초한다는 점이다. 물론 북한도 사회주의 사회를 식민지 착취가 남아있던 이전 사회와 이상적인 공산주의 사회 사이의 과도기적 상태이므로 사회주의 사회에서도 물질적 자극, 즉 월급과 급여, 텃밭 등이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북한경제에서 중심이 되고 기본이 되는 것은 개개인에 대한 물질적 자극보다도 국가적 차원의 분배구조이다.

이 분배는 비단 식량과 의복에 대한 분배 뿐 아니라 교육, 보건, 문화 등등 사람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모든 것에 대한 분배구조이다. 이를테면 모든 주민들에게 기본적으로 주택이 분배되어야 하며 농민에게는 토지가, 노동자와 지식인들에게는 교육이 제공되어야 한다. 북한에서는 이 모든 것이 국가적 차원에서 진행된다. 이는 어찌보면 신자유주의에서 주장하는 ‘작은 정부’의 개념과 정반대라 할 수 있다. 물론 여기에서도 사람의 생존에 필수적으로 필요한 식량 공급과 전기 등 에너지 공급은 매우 중요하다.

북한은 특수한 사회 - 집단주의

북한의 특수함 가운데 다른 사회와 구별되는 가장 규정적인 차이점은 바로 영도자를 중심으로 한 조직사상적 단결, 그들 표현대로 한다면 ‘일심단결’일 것이다. 북한이 주장하는 ‘일심단결’은 사회주의 혁명이론적 차원에서 본다면 ‘혁명투쟁에 나선 인민대중이 자신의 요구를 실현하기 위해 영도자의 사상과 노선을 중심으로 조직사상적으로 단결’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러한 ‘일심단결’은 다원주의자들이 주장하는 민주주의적 관점으로는 이해하기 힘들다. 사람의 의견은 원래 다양해서 이를 조율하기 위해 다수결의 원칙과 같은 운영방식이 존재한다는 것이 서방식 민주주의에 대한 이해이다. 그리하여 권력은 분립과 견제가 있어야 하고 소수의견에 대한 존중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 근원적 인식은 다원주의적, 나아가 자유주의적 사고로써 인간의 의견은 원래 자유롭고 이를 인간의 고유한 권한으로 인식하는 경향이다. 이들이 보기에 북한사회는 ‘인간의 자유로운 사고를 획일화하는 사회’로 인식할 수 있고 나아가 ‘인간의 사상의 자유를 구속하는 억압된 체제’라는 인식으로까지 나아가고 있다.

다원주의적, 자유주의적 사고를 갖는 진영과 북한의 일심단결, 집단주의와의 핵심 문제는 ‘사람의 다양한 의견은 과연 조율이 가능한가’로 귀결된다. 북한이 주장하는 집단주의는 어찌보면 ‘사람의 다양한 의견은 조율할 수 있다’는 입장과 같다. 북한이 강조하는 당일꾼의 정치사업은 따지고 보면 ‘다양한 대중의 의견과 요구를 수렴하고 조율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북한은 당일꾼의 민중중심의 사업태도를 생명선처럼 절대시한다. 당일꾼들이 민중의 의견을 하나로 묶어내지 못하면 사회주의 체제는 비약할 수 없다는 것이 북한식 집단주의이다. 이에 대해 자유주의적 사고를 갖는 이들의 입장은 ‘사람의 다양한 의견은 조율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왜냐하면 이들에게는 사람이 감히 다른 사람의 의견을 조율할 권리를 가질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렇듯 북한사회를 인식하기 위해서는 그 근간이 되는 ‘집단주의’에 대해 ‘내재적 접근’에 기초한 인식을 가져야 한다. 북한의 ‘집단주의’를 ‘의견수렴과 조율의 결과’로 보느냐 ‘유일당의 독재의 결과’로 보느냐에 따라 결과는 천지차이로 벌어지기 때문이다. 북한의 ‘집단주의’를 ‘의견수렴과 조율의 결과’로 본다면 북한의 경제개건이 인민들의 피어린 투쟁의 결실로 되지만 ‘유일당의 독재의 결과’로 본다면 인권유린의 현장으로까지 비화될 수 있다.

북한은 특수한 사회 - 선군정치

또한 북한은 선군정치를 전면화하는 독특한 정치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선군정치는 반제자주노선을 가장 중시하는 북한당국이 미국과의 대결에서 사회 모든 분야에서 군대의 선도적이고 모범적인 활동을 앞세워 미국의 대북강경 정책에 정면으로 맞선다는 정치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