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ndi 14 avril 2008

[스탈린 정치 탄압 韓人희생자 인명록 완간] - 매일경제

러시아 거주 항일운동가 딸 13년간의 노력 끝에
소비에트 시절 스탈린 치하에서 정치적인 이유로 처형된 한인들의 명단을 담은 인명록 전 10권이 출간됐다.

항일운동가의 딸 스베틀라나 구(70.모스크바 거주)씨가 지난 1995년 자료 수집에 나선 지 꼭 13년 만이고 지난 2000년 1권을 펴낸 지 8년 만이다.

'소련에서 정치탄압 희생자들-고려인(1934-1938)'이란 제목의 이 러시아판 책에는 스탈린 압제시절 간첩 혐의로 체포돼 처형된 총 6천500여 명의 이름이 처형 일자와 장소 등과 함께 실려 있다.

또 관련 사진들과 일부 수인들이 처형되기 전 가족들에게 남긴 편지 등도 수록하고 있다.

책에는 1937년 연해주 지역에 거주하던 고려인 17만 1천여 명이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하기 직전 희생된 인사들 뿐 아니라 1924년부터 1953년까지 정치적으로 희생된 한인들이 망라돼 있다.

스베틀라나는 "내가 태어난 지 3개월 만에 아버지가 돌아가셨고 그 뒤 아무도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해 주지 않았다. 모두 비밀로 했다. 그러다 1995년 아버지의 죽음을 알게 됐다"면서 "내가 하지 않으면 아버지처럼 희생된 분들이 역사 속에서 잊힐 수 있다는 생각에 자료 수집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스베틀라나의 아버지 고(故) 구성철 씨는 연해주를 근거로 항일운동을 하다 1937년 소비에트 비밀경찰에 간첩혐의로 체포돼 총살당했다.

한국 정부는 지난 3.1절 기념식에서 그에게 건국포장을 수여했다.

스베틀라나는 그 당시 자료를 보관하고 있던 러시아 민간단체에 편지를 띄워 관련 자료를 요청했다.

한 달 또는 길게는 6개월 만에 자료가 도착하면 다시 러시아 역사도서관에 가서 확인 작업을 했고 그렇게 얻은 자료를 하나하나 컴퓨터에 입력했다.

고려인들이 강제로 이주당해 정착한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 등에 산재한 자료는 현지 고려인 학자의 도움을 받았다.

또 책이 인쇄되기까지는 러시아에서 고려인 역사 복원 운동을 활발히 벌이고 있는 모스크바 3.1문화원과 한국 역사편찬위원회의 후원이 있었다.

스베틀라나는 "10권이 나왔지만 자료 수집은 죽는 날까지 계속 할 것"이라면서 "한국에 있는 우리 후손들이 그 때의 역사를 알아줬으면 하는 바람이고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이 한국어로 번역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바실리 최 모스크바 고려인협회장은 "개인이 간직했던 강제이주의 슬픈 역사를 세상에 알릴 수 있는 뜻깊은 성과물"이라면서 "다시는 그 같은 아픈 역사가 반복되지 말아야 하며 후손들도 결코 과거를 잊어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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