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ndi 14 avril 2008

`대안교과서` 출간에 엇갈린 학계 반응 [연합] - 중앙일보

25일 시중 서점에 깔리기 시작한 교과서포럼의 '대안교과서 한국 근ㆍ현대사'에 관련 학계는 대체로 "그 내용을 아직 분석하지 못해 무엇이라 논평하기에는 이르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그간 교과서포럼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한 학계 일부에서는 식민지배와 독재를 찬양한 우익교과서라는 비판도 나왔다.

대안교과서 출간으로 논란 중심에 선 교과서포럼은 상임대표인 박효종 서울대 교수와 공동대표들인 이영훈(서울대)ㆍ차상철(충남대) 교수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이날 서울 중구 세실레스토랑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런 비판들을 적극 해명했다.

진보성향의 계간 '창작과비평'(현 창비) 주간을 역임한 최원식 인하대 교수는 "대안교과서가 나왔다는 말만 들었지, 책을 보지 않은 상태에서 뭐라 논평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식민지시대 경제를 어떻게 볼 것인가를 두고 그동안 대안교과서 편집책임자인 이영훈 교수에 맞서 '식민지 수탈론'을 주장하며 격한 논쟁을 벌인 허수열 충남대 교수 또한 다소 뜻밖에도 "(이 교수를 포함해) 교과서포럼 관계자들이 그간 내세운 주장들로 볼 때, 대안교과서가 어떤 역사관에 입각해 서술되었을지 짐작은 가지만, 명색이 공부하는 사람이 책(대안교과서)을 보지도 않은 상태에서 왈가왈부하는 것은 연구자의 태도가 아니다"면서 논평을 피했다.

한국 근대사 전공인 주진오 상명대 교수는 "책을 검토하지 못하고 언론보도와 교과서포럼에서 배포한 기자회견문 자료만을 토대로 한 견해"임을 전제하기는 했지만, "(교과서포럼이) 우선 역사학자는 배제한 채 집필한 책을 '교과서'라고 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들고, 경제발전 지상주의, 혹은 국가주의에 지나치게 함몰돼 있지 않나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나아가 "역사학자가 참여하지 않았으며, 역사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한 점 등에서 (대안교과서가) 일본 후소샤 판 우익교과서의 한국판이라는 느낌을 지울 길이 없다"면서 "포럼은 한국 역사학계가 좌편향적 시각 하나만으로 역사를 보고 있다고 비판하지만, 매우 다양한 시각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일부러 망각한 것이 아닌가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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