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ndi 14 avril 2008

지식인들이여 미국병 좀 고쳐라 - 경남도민일보

"미국에서는 이렇다."

"미국은 이런데, 한국은 어떻다."

(미국을 암시하는 듯한 말투로)"선진국은 이런데, 한국은 그렇지 못하다."

여러분은 이런 얘기 종종 들으시지 않습니까? 또는 혹시 자기 스스로 그런 표현을 써본 적 없으신가요? 저는 가끔 그 비슷한 표현을 씁니다. 다만 제가 미국에 거주하고 있어서인지 "한국은 어떠한데, 미국은 안 그렇군"이란 식의 표현을 쓴다는 게 약간의 차이입니다.

◇귀에 못 박힌 '미국 타령' = 몇 년 전 한국을 떠나 미국에서 지내게 되면서, 미국과 한국이 다른 것들이 어떤 것인지가 눈에 보이고 머릿속에 박히더군요. 하지만, 그런 비교하는 버릇만 생긴 게 아니라, 예전에 없던 눈썰미도 하나 생겼습니다.

한국의 언론과 주요 여론 주도층(예컨대, 정치인과 유명인사)의 글과 말 속에서 '미국타령'이 엄청 많이 등장한다는 것. 그리고 그것들은 우리 같은 평범한 시민이 구사하는 단순 '비교'의 차원을 넘어 분명한 '선호'를 나타내고 있음을.

그런데 정작 중요한 것은 그분들의 사고엔 엄청난 착각 또는 편견이 도사리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바로 '미국, 또는 미국사회가 택하고 있는 제도와 관습은 당연히 한국의 그것보다 우월하다'는 사고방식입니다.

이에 관련한 시의적절한 지적이 한 법조인에 의해 최근 있었습니다. 지난 3일 서울고등법원 설민수 판사가 내부통신망에 '혜진·예슬법 착상은 전시행정적'이라며 비판한 글이 언론에 노출됐습니다. 그의 말을 보도한 기사 일부를 인용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설 판사는 "어떤 일에 대해 대책을 세울 때 제발 미국은 어떻게 한다는 식의 보도에 따른 대책은 안 나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법을 흉내 낸다고 한국이 미국이 되는 것은 아니고, 될 수도 없다"며 "미국법을 조금 깊게 공부해 보면 확실히 느끼지만 미국의 특정제도나 법은 미국이라는 특수국가의 여건하에서 만들어진 것이어서, 답을 미국에서 얻는 것은 방향을 정하는데 도움은 되지만 특정제도를 그대로 가져오는 것은 우스운 결과만 낳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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