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ndi 15 décembre 2008

보수학자 안병직 교수 "현대사 보수·진보 시각 선택은 여러분 몫" - 세계일보 2008-12-01

보수 학자인 안병직 서울대 명예교수(사진)가 1일 서울 송파구 보성고에서 열린 고교 현대사 특강 강사로 섰다. 안 교수는 평소 주창한 ‘식민지 근대화론’과 “위안부 강제동원 증거가 없다”는 발언으로 반발을 사고 있는 것을 의식해 발언 수위에 각별히 조심하는 모습이었다.

안 교수는 학생들에게 내재적 발전과 외재적 발전 등 근대화 과정을 해석하는 여러 시각을 설명하면서 “이는 관점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지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다”라는 점을 수 차례 강조했다.

안 교수는 이어 “진보진영은 내재적 발전론 관점에서만 보기 때문에 한국 역사를 대외의존이 심한 실패한 역사라고 평가하며 이 주장이 극대화한 사례가 바로 북한 주체사상”이라면서 “굳이 주체사상을 욕하려는 게 아니라 주체사상 시각 자체가 그렇다는 말”이라고 설명했다.

1960년대 이후 우리나라 경제 성장에 대해 그는 “이승만 정권과 박정희 정권이 어느 정도 권위적인 방식을 택했기 때문에 가능했다”면서도 “독재정권으로 인해 많은 사회문제가 생긴 것도 틀림없는 사실이다. 양면을 고르게 봐야 한다”고 말했다.

안 교수는 강연 후 “나름대로 객관적으로 얘기하려 했지만, 결국은 외재적 발전론 입장에서 설명하게 된 것 같다. 사람은 자기 시각을 버리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라면서 “지금 현대사를 둘러싸고 진보와 보수 갈등이 첨예한데 어느 쪽을 선택할지는 여러분 몫”이라고 말했다.

이날 학교 앞에서는 강연 시간 30분 전부터 민족반역자처단협회 회원 10여명이 시위를 벌였다.

장원주 기자 stru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