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rcredi 26 mars 2008

[경제시평―김종걸] 한·미 FTA 이후 할 일 - 쿠키뉴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는 이미 공식 서명된 바 있다. 양국 통상장관은 2007년 6월30일 미 의회에서 한·미 FTA 서명식을 갖고 2006년 2월부터 17개월간 진행돼온 협상을 마무리했다. 이제 공은 양국 의회로 넘어갔다. 한국정부는 지난해 12월 비준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적어도 금년 4월 이명박 대통령의 방미를 계기로 쇠고기시장 전면개방, 그리고 미국의회에 대한 '압박'이라는 명분에 입각한 한·미 FTA 비준 논의가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크다. 이미 '판도라의 상자'는 반쯤 열려버렸다. 이것을 다시 닫아야 하는지, 아니면 활짝 열어야 하는지, 한국사회가 가진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

필자는 한·미 FTA 그 자체가 한국경제 발전의 '묘약'도 또한 '독약'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협정문으로만 본다면 제도의 '선진화'를 위한 '묘약'으로도, 혹은 한국사회의 '공공성' 영역이 심각하게 침해당할 수 있는 '독약'으로도 읽힐 수 있다. 오히려 더욱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는 것은 '정책검증의 무신경 구조'와 단순한 '시장만능주의적 사고방식'이 한·미 FTA와 연계되었을 때 나타나게 되는 사회적 파괴력에 있다. 1300여 쪽에 달하는 협정문은 사방이 지뢰밭이다. 각각의 내용이 한국의 경제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 및 대응작업도 없이, 그냥 "미국의회의 비준에 압력을 넣기 위해서", 혹은 "한국경제 선진화의 계기"라는 상황적 논리, 추상적 논리로 한·미 FTA를 밀어붙이려 하는 것은 바로 한국사회의 '정책검증의 무신경구조'를 그대로 나타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