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rcredi 26 mars 2008

한국 ‘사투리지도’ 나왔다 - 동아일보

‘아이들이 밥을 한다, 반찬을 한다며 어른들의 살림 흉내를 내며 노는 것을 무어라 하는가.’

이 질문을 던지면 지역별로 다른 답이 돌아온다. 소꿉질, 수꿉질, 통굽질, 도꿉놀이, 동드깨미, 반드깨미, 반주까리, 바꿈살이, 새금박질…. 한국의 방언(方言)이 얼마나 다양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지역별로 다른 방언을 한눈에 보려면 사용 권역을 표시한 지도를 그리는 게 좋은 방법이다. 최근 출간된 ‘한국 언어지도’(태학사)가 그런 지도집이다.

한국의 첫 언어지도로 꼽히는 이 책은 30년 만에 나왔다. 1978년 한국정신문화연구원(현 한국학중앙연구원)이 10개년 프로젝트의 하나로 ‘언어지도’ 그리기에 착수했다. 그러나 예산 부족 때문에 몇 차례 중단됐다가 이제야 빛을 봤다. 참여 학자 중 최명옥(서울대) 교수만 현직에 있을 뿐 이익섭 이병근(이상 서울대) 전광현(단국대) 이광호(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는 모두 정년퇴직해 명예교수가 되었다.

이익섭 교수는 “한창때 작업을 시작해 눈이 침침해진 지금에야 마무리됐다”며 “선진국에선 일반화된 언어지도를 우리도 갖게 됐으니 출간 사실 자체만으로도 꿈만 같다”고 말했다.

지도에 그려 넣은 단어는 모두 153종. 시군 단위로 전국을 답사하면서 파악한 방언의 지역별 분포의 특징도 설명해 놓았다.

언어지도의 장점은 어렵지 않게 방언의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것. 나아가 “지역별 언어의 차이를 비롯해 사회 정치 문화의 동질성과 차이를 가늠할 수 있다”고 이 교수는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