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ndi 16 juin 2008

한ㆍ일 간행 2만5000분의 1 축적 독도 지도 비교해보니 [조인스]/중앙일보 - 2008년 5월 19일

“국제사법재판소가 한국과 일본 정부가 각각 제출한 독도 지도만 보고 판단한다면 일본의 손을 들어줄 겁니다”.
최선웅 매핑코리아 대표(63·한국산악회 부회장)은 16일 서울대에서 열린 한국지도학회 학술회의에서 “지난해 정부가 간행한 2만5000분의 1 축척의 독도 지형도가 정확성과 표현기법 측면에서 지난해 일본이 우주에서 촬영한 인공위성 영상으로 제작한 것보다 뒤떨어진다”고 말했다.

1974년부터 34년간 지도를 제작해온 최 대표는 한ㆍ일 정부가 공식 간행한 2만5000분의 1 축척의 독도 지형도를 비교한 논문‘독도의 지형도 제작과 표현기법’에서 2007년 한국 정부가 간행한 독도 지형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한국이 제작한 독도 지형도는 해안바위의 기호가 벼랑바위 기호와 유사하고 기호의 상단부가 바다 쪽을 향해 섬의 형태가 부정확하게 표현돼 있다”며 “섬의 내부를 녹색의 등고선만으로 표기해 바위섬으로 형성된 독도의 모습이 부정확하게 그려져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해 일본 정부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간행한 독도 지형도는 현지 측량에 비해 상대적으로 오차 범위가 큰 위성 데이터로 제작했지만 해안바위와 수중바위, 동도의 천장굴의 특수지형 등의 묘사가 독도의 형태를 적절하게 표현해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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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대표가 지도의 정밀도를 판단하기 위해 주목한 것은 독도 주변의 부속섬이다. 한국 국토지리정보원이 간행한 독도 지형도에는 부속섬이 12개밖에 없는 반면 일본 국토지리원 독도 지형도에는 50개의 부속 섬이 표현돼 있다.

또 접안시설을 비롯한 구조물도 빠져 있다. 물론 일본의 독도 지형도에서도 구조물은 빠져 있지만 사정은 좀 다르다. ‘불법 구축물’로 간주해 의도적으로 빠뜨린 것이다.

최 대표가 지적한 가장 큰 문제는 흔히 도엽명으로 불리는 지도의 고유번호를 부여하지 않은 점이다. 국토지리정보원이 간행한 독도 지형도는 ‘도엽명 울릉’의 삽입도로 제작돼 도엽명이 따로 없다. 하지만 일본 국토지리원이 제작한 독도 지형도는 삽입도임에도 불구하고 독도를 위해 별도의 도엽명을 부여해놓았다. 도엽명은 고유한 것이어서 해당 도엽명만 대면 일본령 독도 지도를 손쉽게 찾을 수 있다.

최 대표는 “세계에서 정부가 간행한 지도 한 장만 딱 놓고 비교해 봐도 독도가 한국령이라는 점을 알 수 있게 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정부가 일본 보다 더 정교하고 더 정확한 독도 지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용범 기자